들판은 어디서나 귀뚜라미 울어예고 바람에 마르는 콩꼬투리 툭툭 터지는 소리 조 이삭, 수수 이삭 여물어 가는 청명한 가을 하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의 들녘에 서면 곡식들 여물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수수와 조가 늘어 뺀 고개를 숙일대로 숙이고, 들판의 벼들은 강렬한 태양, 천둥과 폭우의 나날을 견뎌 저마다 겸손의 고개를 숙인다. 머잖아 쌀알로 열매맺게 될 저 알곡들이 황금빛 바다를 이루어 빛나는 시기이다. 없는 이웃 논바닥을 피바다로 만드니, 이웃집 농부들의 수군거림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피사리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이맘 때는 여름내 짙푸르기만 하던 들이 하루가 다르게 누릿누릿 익어 물들어 간다. 또 고추가 익기 시작하므로 수시로 따서 말린다. 가을 누에치기, 건초 장만하기, 반찬용 콩잎 따기도 한다. 논물 빼고 도구치기, 마지막 논두렁 베기, 병·충해 방제, 논에 피사리 등 수확을 앞두고 관리에 들어간다. -
"절기 해석에서 발췌"
비가 내리는 추분이라 왠지 차분하게 지난 시간을 뒤돌아 본다.
연초 부터 추분인 오늘까지 나의 마음 밭엔 어떤 수확거리가 있을까?
부딪히면 소리내고, 마음에 맞지 않으면 나는 옳고 너는 글러서 수준 차이가
난다 라며 고개를 돌리는 행동, 내면의 시간을 늘이기로 해놓고 모여서 잡담을
즐겼던 모습들이 오늘 왠지 사무치도록 후회스럽다... 벼 대신 피사리를 뽑아 수확을
할 수 있는 들판처럼 쏙쏙 빼서 버리고 그나마 정제된 모습으로 다시 일상을
맞이 하고 싶은데.. 지나친 욕심이 아니라면 지금부터 밤이 길어지는 날들에
마음의 불을 밝히고 성찰의 시간을 가지련다..
소중한 기폭제가 되어준 - 어제 몇명이 어울려 저녁과 먼 산위 선상에서 음료를
마시면 나눴던 대화 - 시간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희, 아.. 다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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